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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그래프] 4경기 무실점, 잉글랜드 수비에 숨겨진 공식

by 마루샤 2021. 7.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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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telegraph.co.uk/football/2021/06/30/four-games-played-no-goals-conceded-formula-behind-englands/

 

4경기 무실점, 잉글랜드 수비에 숨겨진 공식

 




안정된 수비 숫자, 점유율에 집착하지 않는 방식, 적절한 압박 등이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 전술의 주요한 구성요소가 되어 왔다.

 

잉글랜드는 유로 대회 역사상 개막 후 4경기에서 골을 내주지 않은 유이한 팀이다. 또한 잉글랜드는 지난 3월 월드컵 예선전에서 폴란드의 야쿠프 모데르에게 골을 내준 것을 제외하고는 12경기 동안 무실점을 이어나갔다. 그리고 현재 잉글랜드의 무실점 기록은 대표팀 역사상 최장 기록이다.

 

긴 시간동안의 메이저 대회에서의 참혹한 기록, 사고를 칠 가능성이 높은 불안한 골키퍼, 계속 변화한 수비 라인, 부상에서 복귀한지 얼마 되지 않은 중앙 수비수라는 불안 요소들을 보유한 팀에게 이것은 꽤 놀라운 기록이다.

 

또 이 기록은 지나치게 보수적이라는 비판을 꾸준히 받아온 사우스게이트 감독의 전술적 접근이 괜찮았다는 강력한 증거이기도 하다. 사실 이런 여름의 메이저 대회들에서는 골을 내주는데 인색한 팀들이 우승하는 경향이 있다. -그 놀라웠던 무적함대 스페인조차도 1-0으로 우승을 했다.- 그래서 역사는 현재 사우스게이트 감독을 향해 웃어준다.

 

물론, 공은 둥글다는 것이 축구이다. 경기에서는 어떤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 만약 스코틀랜드 체 아담스의 슛이 들어갔거나 토마스 뮐러의 슛이 코너에 꽂혔더라면 잉글랜드의 보잘것 없는 공격력은 큰 비판을 받았을 것이다.

 

그래서 과연 잉글랜드는 어떻게 해왔을까?

 

 

수적으로 안정된 수비진

 

비록 존스톤스와 매과이어가 독일을 상대로 보여준 모습이 괜찮았을지라도, 잉글랜드 수비진에 대한 우려는 결코 근거 없는 것이 아니다. 사실 사우스게이트는 아마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그는 항상 수비진을 보호하기 위해 애썼다.

 

스털링의 실수로 생긴 뮐러의 찬스는 제쳐두고, 잉글랜드 수비수들은 넓은 지역에서 1:1로 수비하는 장면을 보여주지 않았다.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거나 수비가 돌파당하더라도 그 뒤에는 항상 네명 또는 다섯명의 선수들이 백업을 왔다.

 

이러한 사실이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전술적으로 특이한 모습을 보인다거나 조심스럽게 경기를 풀어나간다는 사실은 아니다. 토마스 투헬이 이끄는 첼시는 3백을 토대로 캉테와 조르지뉴를 앞서는 포지션을 단단히 유지한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전술적으로 수비형 감독이라는 소리를 듣지는 않지만 어떤 공격 상황에서는 5명의 공격수와 5명의 역습 저지 임무를 맡은 수비형 포지션을 유지하는 형태를 쓰기도 한다.

 

사우스게이트는 다른 방법으로 균형을 잡기 위해 노력해왔다. 개막전 크로아티아와의 경기에서 사우스게이트는 풀백 카일 워커와 키어런 트리피어에게 센터백들과 붙어있는 포지션을 유지하라고 주문했다.

 

 

크로아티아전 잉글랜드의 평균적인 포지션 - 조심스럽게 운영하는 풀백을 유지한 포백

 



칼빈 필립스와 데클란 라이스는 중앙 지역에서 줄곧 자리하며 4인 1조로 중앙 수비수들과 하나의 박스를 형성했다.

 

스코틀랜드 전의 잉글랜드 포메이션, 라이스와 필립스(4, 14) 중앙 위치




독일을 상대로 잉글랜드는 전반전에 독일의 공격진들과 4-2로 중앙 미드필더 지역에서 팽팽히 맞섰다. 뮐러와 하베르츠를 뒤로한채 고레츠와 토니크로스와 맞붙었다. 그리고 살아남았다.

 

5백을 운용한 독일전 잉글랜드의 포메이션.




 

 

변화하는 풀백의 중요성

 

이번 대회에서 3백을 운용하는 팀은 잉글랜드 뿐만이 아니다. 스위스를 상대로 처참한 결과를 보였던 프랑스 또한 3백을 이용했다. 잉글랜드와 달리, 프랑스의 선수들은 디디에 데샹의 주문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혹은 이 전술에 대한 믿음이 없는 듯 보였다.

 

잉글랜드가 독일을 상대로 3백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운영할 수 있었던 한 가지 이유는 카일 워커의 센터백 기용이다. 3백 전술에서 풀백을 센터백으로 활용하는 것은 이 전술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풀백으로서 지닌 스피드는 넓은 지역을 수비하는데 매우 귀중하며 공격에 있어서는 소중한 예비 수단이 될 수 있다.

 

독일전 카일 워커의 히트맵 : 센터백 보다는 라이트백 같은 모습을 보인다. 잉글랜드는 주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공격을 가져갔다.




이는 안토니오 콘테 감독 하에 우승을 했을 때 세자르 아스필리쿠에타가 센터백으로 출전해 디에고 코스타에게 크로스를 수없이 날리던 모습과 흡사하다. 레프트백 키어런 티어니는 이 롤을 맡아 웸블리에서 잉글랜드를 상대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키어런 트리피어가 왼쪽 윙백 로빈 고젠스를 압박했을 때, 워커는 뒤로 내려가 정통적인 포백 라인을 형성했다. 

라파엘 바란, 랑글레, 킴펨베처럼 정통 중앙 수비수들만으로 스리백을 구성하게 된다면 이런 유연성을 찾을 수는 없을 것이다.

 

카일 워커의 터치맵은 다양한 지역에서 뛸 수 있는 그의 유연성을 잘 나타낸다.




 

점유율에 집착하지 않는 방식

 

점유율을 낮게 가져가는 것에 대한 비판은 잉글랜드 대표팀에게 끊이지 않는 비판 거리이다. 점유율을 확보하지 못하면 상대편의 압박으로 인해 선수들은 지치고  결국 승리를 하지 못한다는 것이 주 이유이다.

 

사우스게이트 감독 하에서 잉글랜드는 경기 후반부에 볼 소유권을 유지하고 보다 신중한 방식으로 빌드업을 가져가서 발생할 수 있는 위협을 최소화 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실망스럽게도 이런 방식은 없느니만 못한 수준의 점유율을 가졌고, 빌드업 플레이에서 라이스와 필립스는 필요하지 않은 선수처럼 보였다. 그러나 잉글랜드는 확실히 '토너먼트에 필요한 템포'로 경기를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잉글랜드를 상대로 위험한 역습 찬스를 가졌던 팀들이 있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스톤스와 매과이어 같은 볼을 뿌려줄 수 있는 수비수들을 갖고 있다. 매과이어가 체코전에 복귀한 이후 뿌려주는 공들로 인해 공격진에 활로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 수십년간 잉글랜드 대표팀에 이러한 종류의 "볼을 뿌려줄 수 있는 센터백'은 잉글랜드로서는 마치 환상의 동물과 같았다. 물론 바비무어나 퍼디난드 같은 걸출한 수비수가 있었지만 말이다. 그러나 새 시대의 잉글랜드 수비진은 다르다.

 

잉글랜드는 사실 유로에서 이탈리아와 스페인보다도 더 많은 수비지역에서의 패스플레이를 가져갔다. 이는 경기당 106.3 에 달한다. 그리고 이는 토너먼트에서 남은 팀들 중 3번째로 높은 기록이다.

 

어떤이는 이 사실이 이탈리아와 스페인이 미드필더 지역에서 공을 돌리고 앞으로 전진하는데 있어서 더 능숙한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기록은 잉글랜드의 안정적인 스타일을 나타내는 것이다.




 

 

적절한 압박

 

잉글랜드는 크로아티아와의 개막전에서 미친 듯한 압박 축구를 펼치며 경기를 풀어나갔다. 올 여름 잉글랜드가 보인 최고의 20분 이었을지도 모른다. 아마 일종의 시험대였을 것이다. 이런 전략을 잉글랜드는 계속 유지하지 않았다.

 

잉글랜드는 3년전 크로아티아를 상대로 전과 같은 빠른 템포를 보여주지 못했고 결국 패배를 맞이했다. 따라서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각 소속 구단에서 혹독한 일정을 마친 선수들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에너지를 보존하는 것임을 깨달았을 것이다. 잉글랜드는 그래서 경기 초반 그들의 템포가 무너지기 전에 종종 압박을 해야할 순간을 설정하고 압박을 통해 경기를 풀어나갔다.

 

PPDA(수비시 허용한 패스 숫자) 는 팀의 압박 강도를 나타내는 좋은 지표이다. 태클, 가로채기, 파울 등 수비 행동에 앞서 패스를 적게 허용할 수록 압박이 더 강하다. 그래서 더 낮은 숫자를 허용한 것이 곧 팀의 압박을 효율적으로 했다는 것을 나타낸다.

 

잉글랜드의 유로 2020에서의 PPDA는 17.6이다. 그리고 이는 남은 팀들 중 최고의 수치이다. 그래서 잉글랜드는 상대방을 압박하는 전략을 잘 유지하고 있다. 핀라드, 스웨덴, 슬로바키아, 웨일스, 헝가리만이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대조적으로 스페인의 PPDA는 8.2에 불과하여 스페인이 점유율을 많이 가져가며 공간을 넓게 활용하는지를 보여주는 이유 중의 하나이다. 이런 압박을 통해 경기를 한다면 크로아티아전에서 그랬듯이 상대방의 약점을 공략할 수 있다.




 

 

필요한 순간에 범하는 파울

 

잉글랜드는 경기당 범한 반칙의 숫자가 가장 많은 팀들중 하나이다. 라이스와 필립스는 확실히 매우 전투적으로 경기에 나섰다. 그리고 칼빈 필립스 보다 더 많은 파울을 범한 선수는 단 두명 뿐이다. 필립스의 이러한 전투적인 자세가 상대방의 통제력을 흔드는 값진 플레이가 될 수 있다. 이는 잠재적인 위협으로부터 팀을 보호하고 팀 동료들로 하여금 역습상황에서 재정비를 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잉글랜드가 크로아티아를 상대로 범한 파울 - 미드필더 지역에서의 3개의 파울




 

미드필드 지역의 라이스 필립스 듀오는 풀타임을 뛰었더라면 독일을 방해하기 위해 많은 파울을 범했을지도 모른다. 이 듀오는 크로스와 고레츠카 듀오를 상대로 많은 위험을 받았지만 경기가 진행될수록 이에 익숙해져 징계를 받지 않을 정도의 파울을 범하며 독일의 템포를 줄였다.

 

잉글랜드가 독일을 상대로 범한 파울 - 파울을 통한 공격 저지




 

 

조던 픽포드의 폼

 

경기에서 완벽이라는 것은 없다. 잉글랜드는 조던 픽포드의 민첩성과 반사신경에 감사해야 할 것이다. 픽포드는 중요한 순간마다 본인의 능력을 통해 수비를 해냈고 픽포드의 현재까지의 놀라운 폼은 기분 좋은 깜짝 이벤트와 같다.

 

경기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0-0 상황에서 인상적인 세이브들을 해냈다. 잉글랜드 대표팀의 클린시트의 뒤에는 픽포드의 물오른 폼이 한 몫했다. 선제골을 허용하지 않는다면 만회골을 가져가야 하는 압박에서 벗어나고 이는 곧 수비지역에서의 구조변화 없이 안정성을 유지함을 의미한다. 이를 통해 선순환 구조로 공격진에 까지 좋은 흐름이 전달된다.

 

골키퍼의 세이브 능력은 오랜시간 동안 진정한 골키퍼의 능력으로서 여겨져왔다. 잉글랜드는 많은 찬스를 허용하지 않았다. 예상 골 허용 지표가 모든걸 말하지는 않지만 4경기를 치른 팀들 중 이탈리아만이 잉글랜드보다 앞서있다.




 

블록버스터급 장거리로 골을 내보내는 픽포드의 재능은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일대일 상황에서 대처능력이나 존재감은 의심을 받아왔다.  하지만 이 대회에서 보여준 그의 선방 능력은 박수갈채를 받아 마땅하다.

 

 

 

 

 

*오역 및 오타에 대해 지적해주시면 수정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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